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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규제 전망: 미국, 유럽, 아시아 주요 동향

by 석순가네 2025. 6. 9.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 수단, 결제 인프라, 디파이의 핵심 자산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지만, 그만큼 각국 정부의 규제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 연결되는 특성상, 규제의 방향성과 강도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합니다. 본 글에서는 2025년 현재를 기준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동향을 종합 정리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스테이블코인 규제

미국의 규제 방향

미국은 세계 금융 시스템의 중심인 만큼,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있어 가장 주목받는 국가입니다. 2024년 말 미국 하원과 상원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관련 법안인 “Stablecoin TRUST Act”“Clarity for Payment Stablecoins Act”가 발의되었으며, 2025년 현재 일부 조항이 시행 중입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은 바, 발행사는 연방 또는 주 금융감독기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준비금 보유 요건을 강화하고 있고, 준비금은 현금, 미국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만 구성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용자 보호를 위한 실시간 회계공시 및 투명성 확보 의무를 부여하고,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금융기관의 AML/KYC 의무를 강화합니다. 가장 큰 논란은 디지털 달러(CBDC)와의 경쟁 또는 보완 관계입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CBDC 파일럿을 추진 중이며, 민간 스테이블코인과의 역할 중복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불법화’하기보다는, 제도권 내로 편입시켜 통제 가능한 금융 상품으로 다루는 방향으로 규제 체계를 정립해 나가고 있습니다.

유럽의 규제 체계

유럽연합(EU)은 2024년부터 시행된 MiCA(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를 통해 스테이블코인뿐 아니라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 체계를 도입하였습니다. MiCA는 유럽 내에서 디지털 자산을 발행, 유통, 보유하는 모든 사업자에게 적용되며,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강화된 조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전자화폐형 토큰(e-money tokens)과 자산참조형 토큰(asset-referenced tokens)으로 분류하여 각각 다른 규제를 적용합니다. 그리고, EU 전체 통용을 위한 발행 조건 및 적격 기관 등록 요구, 준비금의 매일 평가, 회계 공시 의무, 유럽은행감독청(EBA)의 직접 감독을 명시합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의 대규모 유통 시 시스템 리스크로 간주하여 별도 리스크 관리 체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금융시장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를 중시하는 만큼, 스테이블코인을 명확히 제도권에 포함시키고 통합 규제 틀 안에서 운영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투자자 신뢰 확보와 기관 투자자 유입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 동향

아시아는 국가별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상이합니다. 일본, 싱가포르, 한국은 제도권 편입을 추진 중이며, 중국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엄격히 제한하고 자체 디지털 위안화(CBDC)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23년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법적 자산으로 인정하였으며, 은행, 신용금고, 전자결제사업자 등 허가된 기관만 발행 가능하도록 규제합니다. 싱가포르는  MAS(싱가포르 통화청)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토큰’으로 정의하고, 발행자에게 준비금 공개, 유동성 요구조건을 부여하며, 글로벌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테스트 허브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2024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항목을 포함하였으며, 금융위원회가 발행자 등록제 도입과 함께 샌드박스를 통한 테스트 발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민간 암호화폐를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또한 강력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다만, 디지털 위안화의 해외 송금과 무역 결제 활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시아는 미국·유럽과 달리 각국 상황에 따라 CBDC 우선 정책제한적 스테이블코인 수용이 병행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맺음말 : 제도권 편입 가속화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실질적 유용성이 높은 자산으로 성장했으며,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활용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민간 발행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려 하고, 유럽은 MiCA를 통해 명확한 규제 틀을 마련했으며, 아시아는 각국의 금융정책에 따라 다층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투명성, 법적 명확성, 준비금 신뢰도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기관투자자 유입과 실사용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투자자와 사업자 모두 이러한 규제 흐름을 주의 깊게 살피고,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거래 수단이 아닌 합법적 디지털 금융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